시험공부는 기술이다. 아웃풋으로 정복하는 기출 공부법

시험공부는 기술이다. 아웃풋으로 정복하는 기출 공부법

 

시험공부는 솔직히 요령이다. 시간을 오래 투자한다고, 책을 여러 권 봤다고 무조건 합격하는 게 아니다. 특히 자격증 시험처럼 출제 범위는 넓고, 기억은 잘 안 나는 시험에서는 효율이 곧 성패를 가른다. 필자는 객관식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 핵심을 *‘기출문제 분석’과 ‘아웃풋 중심 반복’*으로 잡았다. 말은 복잡해 보여도 사실 간단하다. 시험은 기출문제에서 나오고, 반복해서 본 것은 기억에 남는다.

처음 기출문제를 분석하기 시작했을 땐 그냥 문제를 푸는 데 그쳤다. 그런데 반복해서 문제를 보다 보니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어라? 이 문제 또 봤는데? 그때부터 출제 빈도에 따라 문제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7번 이상 나온 문제, 6번, 5번… 이렇게 분류했고, 자주 출제된 문제에는 A, B, C 등급을 붙였다. A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문제, B는 자주 나오는 문제, C는 출제 빈도는 낮지만 참고할만한 문제. 이걸 필자의 단권화 노트에 정리했고, 색도 입혔다. 파란색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 빨간색은 자주 틀리는 함정. 문제를 풀 때마다 맞으면 체크(✔), 틀리면 X 표시. 회차가 바뀌면 X 친 문제를 먼저 복습하고, 그다음엔 체크된 문제를 확인했다. 문제집은 그냥 종이가 아니라 나만의 전투일지처럼 바뀌어갔다.

시험 한 달 전부터는 빈도 높은 문제는 거의 다 외웠다. 그리고 외우기 애매하거나 자주 헷갈리는 문제는 일부러 더 많이 반복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가능했던 건, 단순히 인풋만 반복한 게 아니라 아웃풋 중심의 공부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아웃풋 공부법은 문제를 보고, 정답을 떠올리고, 그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냥 “외웠다”가 아니라 “기억 속에서 꺼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에 자신이 없어졌지만, 오히려 그걸 인정하면서 방법을 바꾸었다. 책만 들여다보는 공부는 불안했다. 그래서 ‘문제를 중심으로 기억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리고 속도와 반복이 그 공부의 핵심 도구였다.

마무리는 **필자의 필살기, ‘8421 공부법’이었다. 시험 2주 전부터 본격적으로 돌입했는데, 이미 기출문제와 요약노트를 정리해둔 상태였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8421은 말 그대로 8일, 4일, 2일, 1일로 나누어 핵심 문제와 요약 정리본을 다시 보는 일정이다. 8일 동안 기출 전체를 훑고, 4일은 그중 자주 나온 문제 위주로, 2일은 약점만, 마지막 하루는 머릿속으로 정리한 걸 스캔하듯이 떠올리는 날이다. 그날 아침 시험장에 들어가면서 필자는 한 장 한 장 정리했던 노트가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넘겨졌다. 그게 바로 반복의 힘이었다.

시험에 100점을 맞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합격선인 70점을 넘기는 것이 목표였다. 아내는 “그렇게 공부하면 90점 넘기는 거 아니야?”라고 물었지만, 나는 그저 매일 일정한 시간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꾸준히 반복하는 방식으로 편안하게 공부했다. 공부는 지치는 싸움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과정이었다.

결국 시험공부는 기술이다. 요령 없이 막무가내로 붙잡고 있는 것보다, 출제자의 습관을 파악하고, 내 방식대로 정리하고, 꺼내 쓰는 연습을 하는 것. 공부 잘하는 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반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사람이 끝까지 간다. 그리고 시험장에서는, 머릿속에 쌓아놓은 문제들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답을 써내려간다. 공부는 암기보다 인출이다. 문제를 푸는 공부가 아니라, 정답을 떠올리는 훈련이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건, 단 하나. 반복, 반복, 또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