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기억을 꺼내는 법. 말하면서, 나누면서, 스스로 훈련하기

2025. 12. 19. 12:31시험도, 일상도 기억이 답이다

나만의 기억을 꺼내는 법. 말하면서, 나누면서, 스스로 훈련하기

 

아웃풋 중심 공부법의 핵심은 문제를 보고 정답을 떠올리는 훈련이다. 말은 쉽지만, 실전에서는 이게 참 어렵다. 막상 시험장에 가면, 내가 분명히 외웠던 내용인데 막상 꺼내보려니 공백이 생긴다. 머릿속이 하얘진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래서 필자가 선택한 방식은 혼자서 끙끙대지 않고 함께 푸는 방식, 바로 스터디 그룹이었다.

스터디는 단순히 모여서 문제를 푸는 자리가 아니다. 필자가 경험한 진짜 스터디는 배움과 가르침의 상호작용이었다. 나보다 실력 있는 사람에게는 배우고, 나보다 덜 익숙한 이에게는 설명한다. 이 단순한 순환이 기억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누군가 나에게 묻고, 나는 설명을 한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흐릿했던 지식들이 문장으로 살아난다. 설명할 수 없다는 건, 사실은 아직 잘 모른다는 뜻이다. 그렇게 메타인지를 기반으로 한 자기 점검이 가능해진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이론 개념이 도통 입에 붙지 않아서 혼자 중얼거리며 외우던 차에, 스터디에서 누군가 “이거 어떻게 이해하세요?”라고 묻는 순간, 그간 정리되지 않던 개념이 말로 정리되었다. 말로 설명하면서 내 것이 되는 순간, 그게 바로 기억의 트리거가 되는 것이다.

그다음 중요한 건 실현 가능한 계획이다. 시험은 무턱대고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특히 직장인 수험생에게 공부시간은 절대적이다. 필자도 처음엔 야심차게 계획을 짰지만, 하루 이틀 회식이 끼고, 주말에 가족 모임이라도 생기면 공부계획은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선택한 건, '실행 가능한 계획'만 세우자는 원칙이었다. 너무 촘촘하게 짜면 좌절만 남고, 느슨하면 끝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매주 현실 가능한 범위 안에서 계획을 조정했다. 3개월을 ‘시험 최우선’ 기간으로 정했지만, 현실은 예상 밖 일정의 연속이었다. 강의, 미팅, 수업, 회식, 모임…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진도를 맞추는 훈련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학습의 페이스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중요한 건 동차합격을 목표로 한다면 5개월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필자의 방식으로 계산해보자. 3개월 전부터 기본서를 본다. 2개월 전엔 기출문제를 본다. 1개월 전부터는 단권화, 암기, 8421 공부법으로 마무리를 한다. 만약 이렇게 준비해서 필기를 통과했다면, 발표까지 1개월, 실기시험까지는 고작 2개월밖에 남지 않는다. 직장과 병행하는 이 시기,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금세 밀린다. 그래서 어떤 수험생은 차라리 필기와 실기를 나눠서 응시한다. 여유를 두고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차든 분할 응시든 중요한 건 하나, 암기하지 않으면 절대 합격할 수 없다는 진실이다.

시험은 결국 머릿속에서 지식을 꺼내는 싸움이다. 문제를 보고, 내가 아는 걸 끄집어내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말로, 글로, 몸으로 꺼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똑똑하게 공부하자. 두뇌 싸움이라는 말이 아니라, 방법을 바꾸자는 이야기다. 반복, 질문, 설명, 암기, 인출. 이게 공부의 전부다. 필자는 여전히 똑똑하지 않다. 다만, 그럴듯하게 공부하는 방법을 익혔을 뿐이다. 그리고 그게 시험이라는 싸움에서 이기는 진짜 무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