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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알 것 같아요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이동현 어릴 적 나는 늘 받기만 했습니다.입에 들어가는 밥도, 몸을 덮는 이불도당연한 듯 당신의 손길로 채워졌지요.고운 손 위의 상처는 낫기도 전에 덧났고,자식 돌보느라 당신 자신은한 번도 제대로 돌보지 못했지요.그걸 이제야,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사춘기엔 말끝마다 날을 세웠고당신의 걱정은 귀찮은 잔소리라 여겼습니다.문을 쾅 닫고 돌아서면서당신 마음이 조각나는 소린 듣지 못했지요.그 잔소리…지금은 그립습니다, 참 그립습니다.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조금씩 당신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잠든 아이 옆에서 멍하니 앉아 있을 때그제야 문득, 당신이 떠올랐습니다.그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나는 얼마나 무심했는지…이제야 알겠어요, 그런데 왜 이리 늦었을까요.이제 쉰을 넘기고내 얼굴에도 당신의 세월이..
2025.04.11 -
[강의안] 퇴직 후, AI로 살아남는 법 –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두 번째 커리어 전략
퇴직 후, AI로 살아남는 법 –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두 번째 커리어 전략 퇴직 이후의 삶을 떠올리면 대부분 ‘이제 좀 쉬어야지’, ‘여행도 다니고, 천천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곤 합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퇴직 후의 인생은 결코 단순한 ‘쉼’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기술은 우리가 은퇴하는 그 순간에도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바로 **AI(인공지능)**가 있습니다.많은 분들이 ‘AI’라고 하면 마치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느끼곤 합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 "나는 컴퓨터도 어려운데 AI는 더 복잡하겠지" 같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죠. 그러나 이제 AI는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퇴직 이후에도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 잡았습니다.저..
2025.03.20 -
눈 속의 나
눈 속의 나이동현창밖으로 흰 눈 내려어린 날 웃던 골목길눈싸움에 깔깔대던그때 나는 어디 갔나.철원 벌판 새벽녘에얼어붙은 군화 속에묵묵하게 삽을 들어하얀 적막 쓸어냈네.출근길에 눈을 밟고피로 짙은 발걸음에하늘에서 내린 눈꽃이젠 무겁게만 보여.그럼에도 창밖 보며눈 속 너를 다시 찾네숨결 속에 웃고 있던소년의 나를 만나러.
2025.03.18 -
눈 오는 출근길
눈 오는 출근길이동현눈이 내린다하얀 세상,창밖은 고요하고 아름답지만나는 깊은 한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미끄러운 인도 위,젖은 구두 속 양말이 축축하다버스는 오지 않고지하철도 멈췄다는 알림만휴대폰 화면에 쌓여간다뒤늦게 달려오는 버스 한 대가득 찬 사람들 사이나는 간신히 서 있다서로의 숨결이 김으로 번지고차창 너머,눈 내리는 거리가멀게만 보인다회사에 도착한 나는젖은 바지를 말리며따뜻한 커피 한 모금에비로소 오늘을 받아들인다그러다 문득,눈 내리던 어린 날의 내가 떠오른다똑같이 눈을 맞았지만그때의 나는 웃고 있었다오늘의 나는피로와 책임에 젖어 있지만그럼에도 창밖의 눈송이 하나에잠시 잊고 있던 따뜻함을 떠올린다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