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되다(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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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출근길
눈 오는 출근길이동현눈이 내린다하얀 세상,창밖은 고요하고 아름답지만나는 깊은 한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미끄러운 인도 위,젖은 구두 속 양말이 축축하다버스는 오지 않고지하철도 멈췄다는 알림만휴대폰 화면에 쌓여간다뒤늦게 달려오는 버스 한 대가득 찬 사람들 사이나는 간신히 서 있다서로의 숨결이 김으로 번지고차창 너머,눈 내리는 거리가멀게만 보인다회사에 도착한 나는젖은 바지를 말리며따뜻한 커피 한 모금에비로소 오늘을 받아들인다그러다 문득,눈 내리던 어린 날의 내가 떠오른다똑같이 눈을 맞았지만그때의 나는 웃고 있었다오늘의 나는피로와 책임에 젖어 있지만그럼에도 창밖의 눈송이 하나에잠시 잊고 있던 따뜻함을 떠올린다
2025.03.18 -
철원의 겨울
철원의 겨울이동현새벽 다섯 시기상벨 소리에 눈을 비비며젖은 군장과 얼어붙은 삽을 쥔다어둠 속,철원 벌판엔 눈이 쌓이고 있었다하늘은밤새 구멍이라도 난 듯쉼 없이 쏟아낸 눈발목 위로 차오른 하얀 무게숨을 내쉴 때마다입김은 허공에서 얼어붙고손끝은 저려오고발가락마저 무감각해진다삽질을 해도 해도끝나지 않는 눈밭이 눈을 어디까지 치워야동이 틀까젖은 군화 속양말까지 얼어붙은 채눈보라를 뚫고 걷던 그 겨울등 뒤로어둠과 눈발이 따라왔다고요한 적막과쉼 없이 내리는 눈 속에서나는 군인으로하얀 세월 속을 지나가고 있었다
2025.03.18 -
눈 오는 날의 골목
눈 오는 날의 골목이동현눈 내리던 그 골목 끝모두 모여있던 얼굴들손은 빨개지고볼은 얼어붙어도웃음만은 멈추지 않았다“눈싸움하자!”누군가의 외침에눈덩이는 순식간에 날아가고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눈 위를 구르고,누군가는 넘어지고,누군가는 일부러 더 넘어져모두가 배꼽을 쥐고 웃는다코끝 시리던 겨울장갑도 없이뺨 위로 내리던 눈송이마저장난처럼 느껴지던 날그 골목은그때 우리의 세상이었고흰 눈밭은작은 전쟁터이자 놀이터였다이제는 흩어진 얼굴들그때 그 골목 끝에서눈사람 하나를 만들어놓고우리가 또 오기를 기다리는 것만 같다
2025.03.18 -
인생의 날씨
인생의 날씨 이동현맑은 날, 하늘은 청명하고환한 미소, 얼굴에 가득하네햇살 아래 반짝이는 눈빛맑은 웃음, 하루를 비추네.구름이 몰려와 하늘을 덮으면얼굴에도 그늘이 지네무겁게 드리운 눈꺼풀 아래슬픔이 고여, 눈물이 흐르네.빗방울 톡톡, 창문을 두드리듯마음에도 작은 물방울이 스며드네촉촉히 젖은 눈동자 속에추억이 떠오르며, 빗소리 울리네.휘잉, 바람이 불어와머리카락이 날리며 웃음 짓네바람 따라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마음도 흔들리며, 새로워지네.강한 바람, 몰아치는 태풍 속에얼굴은 긴장으로 굳어지네폭풍 속에서 버텨내는 용기인생의 시험, 견뎌내리라. 시인의 단상 - 인생의 날씨 인생은 마치 날씨와 같습니다.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고, 비 오는 날이 있으면 바람 부는 날도 있습니다. 태풍이 몰아치는 날이 ..
2024.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