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0. 23. 11:37ㆍ인공지능과 함께 걸어가다
[AI로 창업하기 05] AI에게 일을 설명하는 방법을 바꿨다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한 여섯 가지 질문, PROMPT

“이런 답을 원한 게 아닌데.”
김 부장은 화면에 나타난 사업계획서를 읽다가 고개를 저었다. 온라인몰을 구축하고 광고를 확대하라는 내용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퇴근 후 혼자 사업을 준비하는 자신에게는 너무 큰 계획이었다.
그가 입력한 문장은 짧았다.
“중장년을 위한 생활용품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줘.”
생각해 보니 AI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이 많았다. 아직 판매할 상품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큰돈을 쓰기 전에 고객 반응부터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도 빠져 있었다.
회사에서 후배에게 일을 맡길 때는 달랐다. 누가 읽을 자료인지, 언제까지 필요한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그런데 AI에게는 결과물의 이름만 말하고 자기 마음에 맞는 답을 기대했던 것이다.
김 부장은 요청을 다시 쓰기 전에 수첩을 펼쳤다. 이번에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먼저 정리해 보기로 했다.
프롬프트는 AI에게 건네는 업무 설명이다
프롬프트는 AI에 입력하는 질문과 지시다. 참고자료나 작업의 목적, 지켜야 할 조건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김 부장은 빠뜨리는 내용을 줄이기 위해 PROMPT라는 단어를 여섯 가지 확인 항목으로 활용했다.
| P — Persona | 역할 | Who: 누구의 관점에서 일할까? |
| R — Reference | 참고자료 | What: 무엇을 근거로 할까? |
| O — Output | 결과물 | What: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 |
| M — Mission | 목적과 대상 | Why·Who: 왜, 누구를 위해 필요할까? |
| P — Process | 수행 방법 | How: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진행할까? |
| T — Terms | 조건 | When·Where: 언제, 어디서 사용할까? How much·How long: 예산과 기간은 얼마일까? 어떤 문체를 쓰고 무엇을 제외할까? |
김 부장은 자신의 상황을 이 여섯 칸에 넣어봤다. 그러자 ‘사업계획서가 필요하다’는 막연한 생각이 ‘작은 비용으로 고객 반응을 확인할 계획이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과제로 바뀌었다.
챗GPT에는 첫 고객을 만날 계획을 부탁했다
김 부장은 생활용품을 선택하기 어려운 고객에게 비교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전에, 고객들이 이런 안내를 필요로 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그는 챗GPT에 다음과 같이 입력했다.
역할: 작은 사업의 고객 검증을 돕는 창업 컨설턴트로서 도와줘.
자료: 나는 생활용품 유통 경험이 있고, 퇴근 후 혼자 창업을 준비하고 있어. 고객에게 제품의 무게·손잡이·관리 방법 등을 비교해 주는 안내 서비스를 생각 중이야. 아직 수요를 확인하지는 못했어.
결과: 잠재 고객 다섯 명에게 서비스를 보여주고 의견을 듣는 실행계획을 표로 작성해 줘.
목적: 돈을 크게 쓰기 전에 이 안내가 고객에게 필요한지 확인하고 싶어.
방법: 준비할 자료, 면담 질문, 관찰할 행동, 면담 후 판단할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해 줘.
조건: 다음 주 대면 면담용이야. 준비 기간은 7일, 시험 예산은 총 10만 원 이내로 해줘. 쉬운 말로 쓰고, 예상 매출이나 확인되지 않은 통계는 넣지 마.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받아야 하는지 김 부장 자신도 알 수 있었다. 고객에게 보여줄 자료와 질문이 나오면 실제로 준비할 수 있었다. 계획이 예산을 넘거나 혼자 하기 어렵다면 그 부분을 구체적으로 수정하면 됐다.
비슷한 업무를 계속할 생각이라면 사업 전용 프로젝트를 만들고, 경력과 대상 고객 같은 공통 배경을 지침과 자료로 넣어둘 수 있다. 챗GPT 프로젝트는 관련 대화·파일·지침을 함께 관리하는 데 쓰인다.
김 부장은 공통 지침에는 짧게 적었다.
“나는 생활용품 분야의 예비 창업자다. 쉬운 말로 설명하고, 사실과 추정을 구분해 줘. 확인되지 않은 수치와 고객 반응을 만들어내지 마.”
이번 면담의 예산과 일정은 저장하지 않았다. 작업마다 달라질 조건이기 때문이었다.
퍼플렉시티에는 시장의 근거를 찾아달라고 했다
계획을 세운 뒤에는 비슷한 서비스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김 부장은 퍼플렉시티를 열었다. 이번에도 여섯 항목을 생각했지만, 입력할 때 꼭 제목을 나눌 필요는 없었다.
시장조사 담당자의 관점에서, 국내에서 생활용품 선택을 돕는 서비스를 찾아줘. 내가 검토하는 것은 사용 목적과 관리 조건을 묻고 비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야.
유사 서비스 최대 다섯 개를 골라 대상 고객, 제공 방식, 공개된 가격, 출처 링크를 비교표로 정리해 줘. 내 아이디어와 겹치는 부분을 파악하고 고객에게 추가로 물어볼 내용을 찾는 것이 목적이야.
공식 자료를 우선 확인하고, 업체의 홍보 문구와 확인된 사실을 구분해 줘. 최근 12개월 자료를 우선 사용하되 날짜를 표시해 줘. 사례가 부족하면 억지로 채우지 말고, 가격을 찾지 못하면 ‘확인되지 않음’이라고 적어줘.
앞선 표를 문장으로 풀었을 뿐이었다. 역할은 시장조사 담당자, 결과물은 비교표, 목적은 기존 서비스와의 차이를 살피는 것이었다. 조사 방법과 기간도 들어 있었다.
반복해서 같은 주제를 조사한다면 퍼플렉시티의 프로젝트 설정에 공식 출처 우선, 날짜 표시, 사실과 추정 구분 같은 기준을 넣어둘 수 있다. 현재 공식 문서에서는 이 업무 공간을 Projects로 안내한다.
김 부장은 결과를 받은 뒤 중요한 링크부터 열어봤다. 요약에 적힌 기능이 실제 서비스에서도 제공되는지 확인했다. 출처를 찾는 일은 AI가 도왔지만, 사업 판단에 사용할 정보인지 살피는 일은 자신이 맡았다.
클로드에는 고객이 눌러볼 화면을 부탁했다
이제 고객에게 설명할 생각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 차례였다. 김 부장은 클로드에 간단한 시제품을 요청했다.
초보 사용자가 이해하기 쉬운 화면을 만드는 UX 기획자이자 개발자로서 도와줘.
생활용품을 고르기 전에 사용 목적과 중요 조건을 선택하면 비교할 정보를 보여주는 시제품을 만들고 싶어. 고객 면담에서 안내 방식이 이해하기 쉬운지 확인하는 용도야.
아티팩트로 눌러볼 수 있는 화면을 만들어줘. ‘사용 목적 선택 → 제품 비교 → 추가 확인 사항’ 순서로 구성하고, 이전 단계와 다시 시작 버튼을 넣어줘.
연습용 가상자료는 A컵 250g·300mL, B컵 350g·400mL야. 이 외의 성능은 추측하지 마. 큰 글씨와 명확한 버튼을 사용하고, 가상자료라는 표시를 넣어줘. 결제나 개인정보 수집, 외부 유료 서비스 연결은 필요 없어.
김 부장은 ‘멋진 쇼핑몰’을 요청하지 않았다. 면담에서 확인할 기능만 정했다. 덕분에 화면이 나오면 무엇을 점검할지도 분명했다. 버튼이 작동하는지, 선택을 바꾸면 내용이 갱신되는지, 가상자료 표시가 보이는지 확인하면 됐다.
클로드에서도 반복할 기준은 프로젝트 지침에, 참고할 자료는 프로젝트 지식에 넣어둘 수 있다. 화면에 필요한 문구나 수치가 바뀌었다면 최신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세 서비스가 김 부장의 작업 내용을 자동으로 공유하는 것은 아니었다. 도구를 옮길 때는 앞서 확인한 내용과 남은 질문을 직접 전달했다. 사용한 자료와 조건이 달라지면 결과도 어긋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하는 답이 아니면, 부족한 부분만 고쳤다
첫 시제품에서 글씨가 작게 보였다. 김 부장은 “다시 잘 만들어줘”라고 말하는 대신 수정할 조건을 짚었다.
“기능과 화면 순서는 유지하고, 본문 글씨와 버튼을 더 크게 해줘. 노트북에서 한 화면에 내용을 모두 넣기보다 읽기 편한 것을 우선해 줘.”
계획서가 너무 길 때는 결과물의 분량을 바꾸고, 조사 범위가 넓으면 대상과 기간을 좁혔다. 매번 처음부터 요청할 필요는 없었다.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바꿀지 알려주면 됐다.
김 부장은 프롬프트를 완벽하게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도 내려놓았다. 처음부터 모르는 조건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럴 때는 “결과에 중요한 정보가 빠졌다면 먼저 질문해 줘”라고 덧붙이고 대화를 이어가면 됐다.
물론 프롬프트를 잘 쓴다고 답이 항상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역할을 전문가로 지정했다고 실제 자격이나 책임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사실과 숫자, 결과물의 작동 여부는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변화는 있었다.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았을 때 막연히 실망하는 대신, 어떤 설명을 보완해야 할지 찾을 수 있었다. 김 부장은 자신의 오래된 업무 능력이 여기에서도 쓰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목적을 설명하고, 자료를 건네고, 결과를 검토하는 능력이었다.
AI에게 일을 맡기기 전에, 내가 원하는 일을 설명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역할·자료·결과·목적·방법·조건. 여섯 가지를 확인하는 짧은 습관이 김 부장에게 필요한 결과를 얻는 출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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