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0. 22. 10:49ㆍ인공지능과 함께 걸어가다
[AI로 창업하기 01] 쉰이 넘어 내 사업을 꿈꾼다면, AI와 함께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경험은 있지만 혼자 시작하기 두려운 직장인을 위한 이야기

퇴근 후 식탁에 앉으면, 다른 인생이 생각난다
밤 열 시, 설거지가 끝난 식탁 위에 노트북을 펼친다. 회사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를 봤으면서도 다시 화면을 켠다. 검색창에 몇 글자를 입력했다가 지운다.
‘퇴직 후 창업.’
‘혼자 할 수 있는 사업.’
‘50대 온라인 쇼핑몰.’
낮에는 제법 능숙한 직장인이었는데, 이 시간만 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초보자가 된다. 회사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해결 방법을 찾았고, 후배에게 업무를 가르쳤으며, 거래처와 어려운 협상도 해냈다. 그런데 막상 자기 사업을 생각하면 자신 있게 꺼낼 카드가 없는 것 같다.
그런 직장인을 가상의 인물, 쉰넷의 김 부장이라고 불러보자. 김 부장은 생활용품 유통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 어떤 상품이 반품되는지, 거래처가 어떤 조건을 중요하게 보는지, 고객이 설명서의 어느 부분에서 막히는지 안다. 언젠가 자신이 고른 제품을 직접 판매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견적을 받아보는 순간 마음이 무거워진다. 상품 촬영, 상세페이지 제작, 홈페이지 구축, 광고 운영까지 하나같이 돈이 들었다. 직접 하자니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회사에서는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던 일을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누구나 회사 대표가 될 수 있다. 사업자등록을 하고 상호를 정하면 된다. 그러나 대표라는 직함이 고객을 데려오지는 않는다. 매출이 없는 동안에도 지출은 생긴다. 직원을 채용하면 일을 나눌 수 있겠지만, 아직 주문도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매달 급여를 지급할 자신은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사업을 준비한다는 이름으로 몇 년을 보낸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아이디어를 적지만, 고객에게 보여줄 상품이나 서비스는 좀처럼 완성되지 않는다. 준비가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첫 결과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때 누군가 말한다.
“요즘은 AI로 다 할 수 있어요. 한번 배워보세요.”
위로가 될 줄 알았던 말이 오히려 새로운 숙제처럼 들린다. 젊은 직원은 몇 번 만에 이미지를 만들던데, 자신은 어디에 무엇을 입력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낯선 영어와 도구 이름을 듣고 있으면 사업 준비보다 공부부터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출발점을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첫 목표는 AI를 전문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이 아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 끝내는 능력이다. 상품 설명문 한 장, 고객 안내문 하나, 서비스 소개자료 몇 장을 완성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김 부장에게도 처음부터 여러 도구를 익힐 필요는 없다. 자신이 판매하고 싶은 제품 하나를 정하고, 그 제품에 관해 고객이 자주 묻는 질문을 적어보면 된다. 그리고 AI에게 그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 설명문으로 정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칠 부분을 말하면 된다.
이 작은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어제까지는 외주를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던 일을 오늘은 초안 수준까지 만들어볼 수 있다. 완성된 문서를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판단하고 다음 작업을 결정할 수 있다.
물론 안내문 하나를 만들었다고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막연한 계획과 검토할 수 있는 결과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결과물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고, 의견을 들을 수 있으며, 자신의 생각이 고객에게도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한 사람에게는 이미 재료가 있다. 반복해서 처리한 문제, 고객에게 들었던 불만, 시행착오 끝에 익힌 요령이 그것이다. 너무 익숙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지식이 누군가에게는 돈과 시간을 아껴주는 도움이 될 수 있다.
AI를 쓰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머릿속에 쌓인 경험을 다른 사람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꺼내는 일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퇴근 후 식탁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일도 그만큼 많아졌다
혼자 일하는 사람의 책상에, 새로운 작업 능력이 생겼다
과거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려면 작은 판매자도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사진을 찍는 사람, 이미지를 보정하는 사람, 상품의 장점을 문장으로 풀어내는 사람, 페이지를 구성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일정 하나가 늦어지면 다음 작업도 기다려야 했다.
상품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촬영해야 했고, 설명문을 수정하면 디자인도 손봐야 했다. 판매를 시작하기 전에 여러 차례 비용이 나갔다. 충분히 준비하는 일이 중요했지만, 팔릴지 아직 모르는 상품에 얼마를 먼저 써야 하는지는 늘 어려운 문제였다.
AI는 이 작업의 일부를 판매자가 직접 시도할 수 있게 해준다. 직접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배경 시안을 만들고, 상품의 특징을 정리하며, 상세페이지의 순서를 구성할 수 있다. 같은 상품도 어떤 고객에게 소개하느냐에 따라 설명의 초점을 바꾸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머그잔 하나를 판매한다고 해보자. 기존에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머그잔’이라는 설명에서 멈췄을 수 있다. AI와 질문을 주고받으면 손잡이의 편안함, 세척의 편리함, 책상 위에서 차지하는 공간처럼 고객이 실제로 궁금해할 요소를 살펴볼 수 있다. 판매자는 그중 실제 제품으로 확인되는 특징을 골라 설명하면 된다.
여기서 사람의 경험이 작동한다. 이미지가 멋져도 실제 제품보다 커 보인다면 수정해야 한다. 설명이 매끄러워도 없는 기능을 적었다면 지워야 한다. AI는 초안을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초안이 상품과 고객에게 맞는지는 판매자가 판단해야 한다.
“예전에 300만 원 들던 일을 이제 몇만 원으로 해본다”는 이야기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정 작업에서는 큰 비용 절감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전문 촬영과 기획, 수정, 검수까지 포함된 결과물과 AI 사용료만 비교하면 실제 차이를 놓칠 수 있다.
중요한 변화는 작은 사업자가 큰돈을 지출하기 전에 여러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완성된 광고를 바로 제작하기에 앞서 문구와 이미지 시안을 만들어보고, 고객이 무엇을 더 이해하기 쉬워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초기 시행착오를 더 작게 나눌 여지가 생긴 것이다.
이 변화는 디자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객과 나눈 상담 메모에서 반복되는 요구를 정리하고, 조사할 항목을 구성하며, 제안서의 목차를 만들고, 발표자료의 흐름을 다듬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빈 문서 앞에서 첫 문장을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다.
다만 ‘회의록 5분’, ‘기획안 30분’ 같은 숫자는 조건과 함께 보아야 한다. 자료가 정리되어 있고 요청이 분명하면 초안이 빠르게 나올 수 있다. 반대로 기록이 부정확하거나 원하는 결과가 모호하면 확인과 수정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 초안 작성 시간과 업무 완료 시간은 구분해서 계산해야 한다.
그래도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이 차이는 의미가 크다. 혼자 조사하고 정리하고 문장을 쓰느라 하루를 보냈다면, 그중 일부를 줄여 고객을 만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자료를 만드는 데 에너지를 모두 쓰지 않고, 무엇을 팔고 어떤 약속을 지킬 것인지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그렇다고 사람은 창의적인 일만 하고 AI가 반복 업무를 모두 맡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복되는 작업에도 중요한 예외가 있고, 창의적인 작업에서도 AI의 제안이 도움이 된다. 현실적인 방법은 작업의 성격과 오류의 영향을 살펴보며 맡길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문장을 다듬고 형식을 맞추는 일은 비교적 쉽게 맡겨볼 수 있다. 반면 가격을 확정하고 납품을 약속하고 고객에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일에는 사람의 확인이 필요하다. 실제로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쓰거나, 확인되지 않은 성과를 내세우는 일도 걸러야 한다.
김 부장이 가진 강점은 이 확인 과정에서 드러난다. 유통 현장을 오래 경험했기 때문에 반품을 부르는 표현을 알아볼 수 있다. 고객이 무엇을 오해할지 예상하고, 멋진 설명보다 정확한 안내가 필요한 지점을 짚을 수 있다. 오래 일한 경험이 AI 결과물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셈이다.
이제 혼자 일한다는 말에는 여러 가능성이 담길 수 있다. 자신이 모든 초안을 직접 작성하는 방식도 있고, AI의 도움으로 초안을 만든 뒤 경험을 더해 완성하는 방식도 있다. 후자를 익히면 한 사람이 시도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넓어진다.
도구 공부보다 먼저, 이번 주에 끝낼 일 하나를 정하자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가장 먼저 할 일은 강의 목록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가까운 고객의 불편을 적어보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정리해야 AI에게도 구체적인 일을 요청할 수 있다.
김 부장이라면 ‘생활용품을 판매하겠다’는 생각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 혼자 사는 중장년에게 필요한 제품인지, 작은 사무실에서 사용할 제품인지, 선물용인지에 따라 준비할 내용이 달라진다. 고객이 달라지면 사진에서 보여줄 장면과 설명문에서 강조할 특징도 바뀐다.
처음에는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나는 생활용품을 고르고 설명해 온 경험을 활용해, 제품 선택이 어려운 중장년 고객에게 사용법이 쉽고 관리가 편한 상품을 소개하고 싶다.”
아직 가설이지만 이 문장이 있으면 다음 질문을 할 수 있다. 고객은 정말 선택을 어려워하는가. 어디에서 정보를 찾는가. 지금은 누구의 설명을 믿고 구매하는가. AI에게는 이 질문을 정리하고 빠진 부분을 찾는 역할을 맡길 수 있다.
그다음에는 결과물 하나를 정한다. 첫 주 목표를 ‘쇼핑몰 창업 준비’라고 쓰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제품 한 개의 소개문과 자주 묻는 질문 다섯 개를 완성한다’고 쓰면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진다. 완성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도 있다.
AI에게 요청할 때는 네 가지 정보를 전달해 보자. 자신의 상황, 읽을 고객, 사용할 자료, 원하는 결과물이다. 복잡한 명령어를 외우기 전에 상대가 업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설명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생활용품 유통 경력이 있는 예비 창업자야. 이 제품을 처음 사용하는 50~60대 고객에게 소개하려고 해. 아래에 실제 제품의 크기, 재질, 사용법을 적을게. 이 자료 안에서 소개문을 작성하고, 없는 정보는 추측하지 말고 질문해 줘.”
자료를 주기 전에는 외부에 제공해도 되는 내용인지 살펴야 한다. 회사의 고객 명단이나 계약서, 공개되지 않은 영업자료를 개인 사업 준비에 그대로 사용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을 일반적인 문제와 해결 방법으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첫 결과물을 받았으면 ‘좋다’ 또는 ‘별로다’에서 멈추지 말자. 어느 부분이 왜 맞지 않는지 설명해야 다음 결과가 나아진다. “첫 문장이 추상적이다”, “고객이 궁금해할 세척 방법이 빠졌다”, “이 표현은 실제 기능보다 과장됐다”처럼 수정할 지점을 구체적으로 말해보자.
이 과정은 오랫동안 동료나 후배에게 일을 설명해 온 사람에게 익숙할 수 있다. 목표를 알려주고, 참고자료를 주고, 결과물을 검토하며 보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다만 AI는 그럴듯한 오류를 만들 수 있으므로 숫자와 제품 정보, 외부 사실은 원자료와 대조해야 한다.
소개문을 완성했다면 잠재 고객에게 보여줄 차례다. “괜찮죠?”라고 묻기보다 “무슨 제품인지 바로 이해되나요?”, “구매 전에 더 알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이 제품이 필요했던 상황이 있었나요?”라고 물어보자. 상대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다음 수정의 출발점이다.
고객이 “좋네요”라고 말해도 판매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를 듣고, 실제 문의나 주문으로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 AI가 정리한 고객상보다 실제 고객의 말과 행동이 사업 판단에 더 직접적인 근거가 된다.
이렇게 한 차례 작업을 마쳤으면 시간을 기록해 보자. 자료 준비에 얼마나 걸렸는지, 초안을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수정과 검토에 얼마나 걸렸는지 나누어 적는 것이다. 사용료만 기록하면 자신이 들인 시간을 놓치기 쉽다.
다음번에는 같은 작업이 얼마나 수월해지는지 비교한다. 첫 작업에 두 시간이 걸렸더라도 그 과정에서 요청문과 검토 기준을 정리했다면 재사용할 자산이 생긴다. 잘 맞았던 요청문을 저장하고, 자주 발생한 오류를 확인 항목으로 남기면 된다.
처음부터 여러 유료 도구를 구독할 필요도 없다. 지금 사용하는 도구로 어디까지 가능한지 확인하고, 반복해서 필요한 기능이 생겼을 때 추가 비용을 검토하면 된다. 배워야 할 것이 한꺼번에 늘어나면 정작 결과물을 만드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이번 주의 목표는 AI를 익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보여줄 무언가를 완성하는 것이다. 작은 결과물을 만들고, 반응을 듣고, 수정하는 일을 반복해 보자. 그 과정에서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도 훨씬 분명해진다.
경험에 실행력이 더해지면, 다음 인생의 선택지가 넓어진다
이 과정을 석 달 정도 반복했다고 상상해 보자. 처음에는 소개문 하나를 만드는 데 온 저녁을 썼던 김 부장이 이제는 필요한 자료를 먼저 정리한다. AI에게 요청할 내용을 알고, 결과물을 보며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하는지도 안다. 능숙함은 이런 작은 반복에서 만들어진다.
그사이 고객의 질문도 쌓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강조했던 디자인보다 세척이나 보관 방법을 더 궁금해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보다 사용 중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에게 물어볼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길 수도 있다. 직접 반응을 들어야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김 부장은 여기서 사업의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 단순히 물건을 많이 소개하는 대신, 특정 고객이 제품을 고르고 사용하는 과정을 돕는 서비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상품 설명, 사용 안내, 구매 후 질문 대응이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고객 문의를 처리한 사람이라면 다른 가능성도 있다. 작은 업체를 위해 자주 묻는 질문과 안내문을 정리해 주는 일을 시험해 볼 수 있다. 교육 경험이 있는 사람은 초보 직원이 이해하기 쉬운 교육자료를 만들 수 있고, 현장 관리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점검표와 업무 매뉴얼을 구성할 수 있다.
이때 AI는 문장을 정리하고 형식을 맞추는 일을 돕는다. 사람은 무엇을 빠뜨리면 문제가 생기는지, 현장에서 어떤 표현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지 판단한다.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이유는 AI로 문서를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그 문서가 실제 일을 더 수월하게 해준다는 데서 찾아야 한다.
누구나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될수록 자신의 경험을 고객의 문제와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같은 도구를 사용해도 어떤 자료를 넣고, 어떤 질문을 하고, 무엇을 고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오래 일하며 익힌 기준을 구체적으로 꺼내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물론 경력이 길다고 모든 판단이 맞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효과가 있었던 방식이 작은 사업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고, 과거 고객의 요구가 지금도 같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하되 새로운 반응에 따라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AI는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 고객은 누구인가?”, “내 설명에서 확인이 필요한 가정은 무엇인가?”, “혼자 제공할 때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자. 답을 그대로 결론으로 삼기보다 확인할 목록으로 활용하면 된다.
이런 준비가 쌓이면 창업을 바라보는 질문도 바뀐다. ‘내가 회사를 차릴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고민에서 ‘이 서비스를 이 범위와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을까’라는 구체적인 검토로 옮겨갈 수 있다. 무엇이 준비됐고 무엇이 부족한지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시험해 볼 수 있다면 생활의 기반을 유지하며 작은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회사의 겸업 규정과 이해충돌 여부를 살피고, 업무시간이나 회사 자산을 사용하지 않는 범위에서 준비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책임을 지키면서 다음 선택을 구체화할 수 있다.
첫 고객이 생겼다고 바로 규모를 키울 필요는 없다. 약속한 수준으로 결과물을 제공할 수 있었는지, 수정 요청은 얼마나 들어왔는지, 비용과 시간을 제외하고 남는 것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주문이 늘어날수록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지점도 발견될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어떤 일에 사람의 도움을 받을지 판단할 근거가 생긴다. 반복 작업을 더 정리할지, 전문 검수가 필요한 부분을 외주로 맡길지, 고객 대응을 나눌지 선택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기록은 이 결정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에 시간이 드는지 알아야 필요한 도움도 구체적으로 요청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얻는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일 수 있다. 처음에는 ‘나는 기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가, 점차 ‘나는 고객의 문제를 알고 도구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게 된다. 작은 완성 경험이 쌓이면 다음 시도에 대한 두려움도 다루기 쉬워진다.
쉰이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시작이 늦었다고 결론 내릴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익숙한 현장과 고객이 있다면 거기에서 출발해 볼 수 있다. 거창한 아이디어를 새로 찾기보다, 사람들이 반복해서 어려워했던 일 중 자신이 잘 아는 것을 떠올려 보자.
오늘 저녁, 노트북을 켰다면 먼저 세 문장을 적어보면 좋겠다. 내가 오래 해온 일, 그 과정에서 자주 해결했던 문제, 그 도움을 필요로 할 사람이다. 그리고 그중 하나를 골라 AI와 함께 소개문 한 장을 완성해 보자.
당신의 경험이 고객에게 닿을 수 있도록, 오늘 작은 결과물 하나를 만들어보자. 그 한 장에 대한 반응이 다음 질문을 알려줄 것이다. 내 사업을 준비하는 일은 그렇게 손에 잡히는 작업에서 시작할 수 있다.
당신도 지금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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