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22. 08:59ㆍ시험도, 일상도 기억이 답이다
50대, 임상심리사에 도전하는 이유와 합격의 방법

50대가 되어 자격증 공부를 시작한다는 건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직장에서의 역할이 끝나갈 무렵, 우리는 다음 인생을 준비해야만 한다. 나는 은퇴 후에도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돕는 ‘심리’라는 분야는 나에게 단순한 관심이 아니라, 인생의 두 번째 소명이었다. 하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해보니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기억력도 예전만 못하다. 예전엔 한 번 보면 외워졌던 것이 이제는 다섯 번을 봐도 헷갈릴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50대 이후의 공부는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가 아니라,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스스로 세워야 한다. 그래야 버틸 수 있다.
나는 임상심리사 자격증이 필요했다. 그것이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위한 ‘입장권’이었기 때문이다. 자격이 없으면 상담 현장에서 일할 수도 없고, 아무리 마음이 있어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시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그리고 이 시험의 구조를 파악한 순간, 이 시험은 열심히가 아니라 전략으로 붙는 시험이라는 걸 깨달았다.
우선, 임상심리사 1급 시험은 기출문제 기반의 출제다. 필기든 실기든 60% 이상이 기존 기출에서 반복되거나 살짝 변형되어 출제된다. 이건 나 같은 50대 수험생에겐 굉장히 유리한 구조다. 무조건 다 외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니까. 핵심만 파고들어 반복하면 누구든 합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공부법을 만들었다. 문제를 보고 답을 떠올리는 아웃풋 공부법. 그리고 이 공부를 실제로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며 서로 문제를 출제하고 답하며 입으로 익히는 방식을 택했다. 남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건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메타인지를 높이는 훈련이다.
또한 나는 기출문제를 출제빈도별로 분류했다. 7회 이상 출제된 문제는 절대 놓치지 않았고, 5회 이상은 반드시 암기, 1~2회는 여유가 있을 때만 보는 식으로 A, B, C로 나눴다. 그리고 틀리기 쉬운 문제는 빨간색, 반드시 기억할 내용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다. 이 단권화 노트는 시험 1개월 전부터 ‘암기’라는 이름으로 매일 같이 내 손에 들려 있었다.
여기까지가 나의 공부 ‘기반’이었다면, 마무리는 반복이었다. 단순 반복이지만, 그냥 반복이 아니다. 8421 공부법을 활용했다. 8일 동안 모든 내용을 한번 돌리고, 4일 동안 다시 압축해서 보고, 2일은 마무리 정리. 그리고 시험 전날은 내가 정리한 노트를 머릿속에 스캔하듯 복습했다. 내가 쓴 내용을 나만이 이해할 수 있고, 나만이 떠올릴 수 있었기에 그건 가장 나다운 공부 방식이었다.
실기 공부는 또 다르다. 필답형 주관식 시험은 손으로 써야 한다. 무조건 써봐야 한다. 나는 반복적으로 써봤고, 또 그것을 녹음해서 들었다. 이동 시간, 틈새 시간, 자기 전에도 내 목소리로 만든 강의를 들었다. 키워드를 중심으로 말하고, 다시 쓰고, 또 외우는 과정을 반복했다. 실기 공부는 ‘쓰는 힘’이 실력을 결정한다.
50대에 공부한다는 건 젊은 시절처럼 앉아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간도, 체력도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틈을 이용했다. 암기카드, anki앱, 마인드맵, 녹음파일, 키워드 정리까지 가능한 모든 도구를 활용했다. 이 모든 건 나를 위한 도구였고, ‘인풋’보다 ‘아웃풋’을 우선한 학습법이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50대에 공부를 한다는 건 용기다. 남들보다 느리고 기억도 잘 안 되지만, 정말 간절한 사람만이 끝까지 간다. 그리고 그 간절함은 결국 합격이라는 결과로 돌아온다. 나는 지금도 내 책상 앞에 이렇게 써두었다.
“학문이 아니라 합격이 목표다.”
그 목표는 여전히 나를 공부하게 만든다. 그리고 오늘도, 자격증이라는 문을 열기 위해 나는 또 한 번 문제집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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