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19. 18:30ㆍ시험도, 일상도 기억이 답이다
은퇴 앞에서 다시 공부하게 된 이유

은퇴가 가까워지면, 삶의 무게 중심이 미묘하게 옮겨간다. 지금까지는 일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간들이 이제는 ‘앞으로 뭘 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여행을 꿈꾸고, 누군가는 봉사활동을 생각하며, 또 누군가는 공부를 시작한다. 그런데 이 ‘공부’라는 단어에 괜히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길이 헷갈리기 시작한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학문이 아니라 합격이다.
필자 역시 그랬다. 책상 앞에 앉아 학문을 쌓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에서 필요하고, 활용 가능한 능력을 얻기 위해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자기계발? 맞다. 하지만 그 자기계발은 추상적인 성장이 아니라, 승진, 이직, 혹은 은퇴 이후의 새로운 직업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였다. 그냥 배우고 끝나는 공부가 아니라, 결과가 따라오는 공부. 내가 왜 공부하는지 분명한 이유가 있을 때, 지치지 않고 계속해 나갈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예전에 구글 관련 프로젝트를 맡았을 땐 구글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성과도 따라왔다. 심리학에 관심이 생겼을 땐 도형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먼저 땄다. 상담이라는 게 머리로만 배운다고 되는 게 아니라, 그 분야의 문을 여는 키 같은 자격이 먼저 필요했다. 사진과 심리의 접점에 관심이 갔을 땐 사진 자격증을 땄다. 그렇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주변을 조금씩 정리해가면서, 자격이라는 이름의 징검다리를 하나하나 놓아온 셈이다.
생각해보면 자격증 하나하나가 내 삶의 방향을 바꿔왔다. 단순히 이력서에 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로 들어갈 수 있는 초대장 같은 것이었다. 특히 상담 분야를 보면, 더욱 그렇다. 상담은 학력만 있어도 안 되고, 경력만으로도 부족하다. 학력과 자격, 그리고 실전 경험이 동시에 갖춰져야 하는 아주 까다로운 분야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 세 가지 중에서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하나씩 채워가면 기회가 생긴다. 그것이 지금 내가 자격증 공부를 계속하는 이유다.
이제는 은퇴 후의 삶을 위한 공부다. 그리고 이 공부는 시간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잡지 못해서 헤매는 경우가 많다. 분명한 건 이것이다. 공부는 목적이 있을 때 오래간다. 그리고 그 목적은 ‘학문’이 아니라 ‘합격’이어야 한다. 그 합격이 자격증을 의미하든, 내 삶의 다음 페이지를 준비하는 의미든 말이다. 이제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묻는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 질문이 곧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공부의 끝에는, 더 단단해진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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