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19. 20:25ㆍ시험도, 일상도 기억이 답이다
50세 이후, 반복과 연결로 완성하는 암기방법

50세가 넘으면 공부는 전략이 되어야 한다. 10대처럼 한 번 보고 외우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단순히 기억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그만큼 기억을 저장하고 꺼내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가 선택한 방법은 무조건 반복이다. “한 번에 외워지지 않으면 다섯 번 보면 된다.” 이 단순한 원칙이야말로 중년 이후의 공부를 지탱하는 핵심이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보자. 임상심리학 과목 중에서 ‘건강염려증’이라는 개념을 공부한다고 했을 때, 그냥 “건강염려증: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증상”이라고 외운다고 머리에 남지 않는다. 왜 그런 증상이 생기는지, 불안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편집증이나 강박장애와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이런 것들을 함께 고민하면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 필자는 건강염려증을 공부할 때 실제 사례와 연결시켜 봤다. 예를 들어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며 CT와 MRI를 찍고도 여전히 암이 있을까 불안해하는 지인”을 떠올렸다. 그 사람의 행동, 감정, 일상의 패턴까지 연결해서 기억하니 이론이 아니라 ‘사람’이 떠오르면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 후에야 건강염려증이 우울, 불안, 강박과 연관되고, 때로는 편집적 사고방식과도 연결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처럼 암기의 첫걸음은 ‘연결’이다. 단순한 암기를 넘어서,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관 개념들을 넓히고, 그 키워드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필자는 이때 마인드맵을 적극 활용했다. 키워드 하나를 중심에 두고, 그 키워드와 관련된 정의, 특징, 사례, 연관 개념을 가지처럼 뻗어나가게 그리는 것이다. 마치 기억의 뼈대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이렇게 구조화된 지식은 잊히지 않는다. 게다가 이렇게 정리해 놓으면 실기시험이나 주관식 서술형 문제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기출문제를 정리할 때는 코넬식 노트 필기법을 활용했다. 상단에는 문제를 적고, 좌측에는 해답을 위한 키워드를, 우측에는 내가 만든 답안을, 하단에는 그날 공부한 내용에 대한 요약을 적었다. 이런 방식으로 정리해 놓으면 질문을 보며 키워드를 떠올리고, 그 키워드로 문장을 구성하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된다. 특히 잠들기 전에 이 요약 노트를 다시 보는 습관은 기억을 장기 저장소로 옮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인풋 이후의 아웃풋이다. 반복은 아웃풋의 필수다. 그냥 머릿속으로 반복하는 게 아니라 말로 꺼내어 외우고, 손으로 적으면서 공부하고,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인출하는 것이다. 시각, 청각, 촉각을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은 기억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준다. 필자의 경우 눈으로 암기한 내용을 소리 내어 말하면서, 손으로 키워드를 종이에 적어보는 연습을 반복했다. 때로는 예전에 외운 개념과 연결해보며 지식 간의 다리를 놓는 연습도 했다. 이렇게 되면 정보는 단절된 조각이 아니라, 하나의 구조로 저장된다.
또한 지인들에게 설명하거나, 스터디에서 발표해 보는 방식도 매우 효과적이다. “내가 아는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을 때 진짜 아는 것이다.” 이 단순한 원리를 실천하기 위해 필자는 의미기억을 스토리기억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자주 했다. 예를 들어 ‘편집성 성격장애’라는 개념을 설명할 때, 실제 인물의 성격을 예로 들며 마치 이야기를 풀듯 설명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머리도, 입도, 마음도 모두 개입하면서 기억이 오래간다.
결국, 50세 이후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한다면 기억력만 믿고는 안 된다. 반복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식의 암기법을 시도하며, 반드시 말하고 쓰는 아웃풋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나이에 가능한, 가장 확실한 공부법이다. 지금 외우는 이 내용이 내일이면 사라질 수 있다는 현실 앞에서, 다시 외우고, 또 꺼내고, 연결하고, 이야기하는 연습을 하자. 시험을 통과하는 것뿐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이 내 삶의 기억력 자체를 다시 살아나게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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