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임상심리사 자격증 합격을 위한 단 하나의 전략”

2025. 12. 22. 08:51시험도, 일상도 기억이 답이다


“50대, 임상심리사 자격증 합격을 위한 단 하나의 전략”


50대가 되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한다는 건 단순히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차원이 아니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기억력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걸 체감하며, 하루 24시간 중 내 공부에 쓸 수 있는 시간이 고작해야 퇴근 후 몇 시간, 혹은 주말 한두 시간뿐이다. 그렇기에 임상심리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50대에게 필요한 공부는 '학문'이 아니라 '합격'을 위한 전략이다. 나는 이 자격증을 통해 경력을 확장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자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현실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듯 기본서를 폈다.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필기까지 했지만, 문제는 다음 날이면 다 잊어버린다. 강의라도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기본 강의부터 심화 강의까지 쭉 들었지만, 강의를 다 듣고 나서도 문제를 풀면 백지상태가 되기 일쑤였다. 이때부터 불안이 밀려온다. ‘내가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 ‘이 머리로 자격증 취득이 가능할까?’ 이런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공부는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계속 이렇게 하면 끝까지 안 되겠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방향을 바꿨다. 강의나 책이 아니라, 기출문제를 중심에 놓는 방식으로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건 '정보의 축적'이 아니라 '정보의 선별'이다.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보다, 무엇을 버려야 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임상심리사 시험은 국가공인 자격증이다. 출제자도 실수하면 책임이 따르는 만큼, 기존 기출을 바탕으로 검증된 문제를 변형하거나 반복 출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분석하고, 거기서 '자주 나오는 것'만을 뽑아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합리적인 전략이다.

나는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출제 빈도에 따라 문제를 분류했다. 7번 이상 나온 문제는 A등급, 5번 이상은 B등급, 1~2회 나온 문제는 C등급으로 구분하고, A와 B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문제의 개념을 말로 설명해보는 훈련, 즉 아웃풋 공부법을 반복했다. 나이 들수록 중요한 건 '입력(Input)'보다 '출력(Output)'이다. 특히 임상심리사 시험은 개념을 적용하고 해석하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단순 암기만으로는 부족하다. 문제를 보고 관련 개념을 유추해내고, 구조화해서 정리할 수 있어야 실전에 강하다.

50대가 되면 ‘한 번 보고 외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반복을 늘렸다. 기출문제를 회독할 때마다 색깔을 달리 표시했고, 중요도와 실수를 시각화했다. 암기카드를 만들어 틈틈이 보고, 출퇴근 시간에는 내가 만든 노트 내용을 녹음해서 들었다. 익숙한 방식이 아닌, 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암기를 반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하루 공부 시간을 늘리는 건 어렵지만, 하루 동안 뇌가 '공부한 시간'이라고 인식하는 시간을 늘리는 건 가능했다. 이 작은 실천이 결국 큰 차이를 만들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합격 점수는 100점이 아니라 70점’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모든 걸 완벽하게 알고 싶었다. 그랬기에 자꾸 강의를 찾고, 책을 반복해 봤지만 점점 자신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렇게 생각을 바꿨다. “합격에 필요한 건 전부를 아는 게 아니라, 중요한 걸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때부터 부담이 줄었고, 공부에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시험은 결국 '전략 게임'이다. 자격증은 내가 살아온 경력 위에 '공신력'을 더해줄 뿐이다. 상담이나 심리 분야는 특히 ‘학력’, ‘자격’, ‘경력’이라는 삼박자가 중요하다. 그래서 이 시험은 무조건 붙는 게 목적이지, 오래 공부하는 게 자랑이 아니다. 기출을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반복하고, 자투리 시간을 끌어 모아 아웃풋 중심으로 훈련하는 것. 그것이 50대 수험생에게 가장 적합하고 현실적인 공부법이었다.

나이 때문에 주저하지 말자. 우리는 이미 살아오면서 수많은 경험과 집중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임상심리사 자격증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다면, 이제부터는 ‘공부다운 공부’가 아니라 ‘합격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할 때다. 기출로 시작해서 기출로 끝내는 공부, 그것이 바로 50대 수험생의 생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