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18. 08:41ㆍ시험도, 일상도 기억이 답이다
임상심리사2급. 청소년 상담사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자격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늘 비슷한 마음이 든다.
“이번엔 진짜 제대로 해보자.”
그런데 막상 책을 펴면, 양이 많고, 기간은 길고, 시험은 멀어 보여서 어느 순간 흐지부지된다. 그래서 이번 계획의 핵심은 **‘끝을 정해두고 거꾸로 걷는 공부’**다. 3회기에 시험을 치겠다고 정해두고, 2회기는 실전처럼 모의고사를 보며 점검하고, 1회기는 기반을 만드는 구조다. 임상심리사 2급이든, 청소년상담사 2급이든, 혹은 두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든, 이 구조만 흔들리지 않으면 공부의 중심은 유지된다. 오늘 이 글은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시험장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다.
임상심리사 2급만 준비하는 경우 (2회차 응시, 3회기 전략)
임상심리사 2급만 준비한다면, 가장 큰 장점은 집중력의 밀도다. 범위를 나누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 과목을 깊이 파고들 수 있고, 특히 진단·평가·이상심리처럼 누적 이해가 필요한 영역에서 강점이 생긴다. 이 경우 1회기는 ‘기본서를 끝까지 가는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일주일에 한 과목, 주 5일, 하루 2~3시간이면 충분하다. 이때 목표는 암기가 아니라 구조 이해다. DSM 진단 기준을 외우기 전에, 왜 이런 분류가 생겼는지, 검사 도구들이 어떤 임상적 필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흐름으로 잡는다.
2회기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서는 공부를 한다기보다 시험을 본다는 감각으로 전환한다. 기출문제는 최대 10년치를 활용하되, 주당 12~15회기 분량으로 압축해서 본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내가 어떤 유형에서 틀리는 사람인가”를 확인하는 단계다. 이 회기는 사실상 모의고사 기간이다. 점수에 흔들리기보다, 틀린 문제를 통해 나의 사고 습관을 본다. 과잉추론을 하는지, 개념을 혼동하는지, 단어 하나에 속는지를 점검한다.
3회기는 8421 공부법이 중심이 된다. 8일, 4일, 2일, 1일 간격으로 반복하면서 기억을 단기에서 장기로 옮긴다. 이 시기에는 새로운 내용을 넣지 않는다. 이미 본 내용만을 가지고 돌린다. “아는 걸 다시 본다”는 느낌이 들 정도가 되면, 시험 준비는 거의 끝난 상태다. 이 구조에서 2회차 시험을 본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준비된 응시’**가 된다. 그 자체로 합격 확률은 이미 올라가 있다.
청소년상담사 2급만 준비하는 경우 (기사 3회차, 3회기 전략)
청소년상담사 2급은 임상심리사와 달리 현장성과 서술형 사고가 중요하다. 그래서 공부의 방향도 약간 다르다. 1회기에서는 기본서를 읽을 때부터 “이걸 말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본다. 이론을 정리할 때도 정의보다 사례를 먼저 떠올린다. 발달이론을 외우기보다, 중학생·고등학생의 실제 장면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상상한다. 이렇게 해야 실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회기는 역시 모의고사 성격이다. 기출문제를 풀 때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답을 어떻게 서술해야 채점자가 고개를 끄덕일지를 연습한다. 특히 상담 이론 비교, 개입 전략, 윤리 문제에서는 문장의 방향이 중요하다. 이 회기에서 글로 정리하는 연습을 충분히 해두면, 실기에서 훨씬 편해진다.
3회기는 반복과 압축의 시간이다. 8421 방식으로 핵심 이론과 표현을 정리하면서, “이 문장은 그대로 써먹을 수 있다” 싶은 문장들을 손에 익힌다. 이 상태로 기사 3회차에 들어가면, 시험은 낯선 싸움이 아니라 이미 해본 싸움이 된다. 청소년상담사만 준비하는 경우에도, 이 3회기 구조는 공부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안전장치가 된다.
임상심리사 2급(2회차) + 청소년상담사 2급(3회차) 동시 준비
가장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전략적인 선택이다. 이 경우 핵심은 겹치는 영역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이상심리, 발달, 상담이론, 윤리는 두 시험의 공통분모다. 1회기에서는 이 공통 영역을 중심으로 기본서를 병렬적으로 본다. 같은 개념을 두 자격의 언어로 번역해보는 연습을 한다. “이건 임상에서는 이렇게 묻고, 청상에서는 이렇게 풀어낸다”라는 감각이 생기면, 공부 효율은 배로 올라간다.
2회기는 시험별로 분리해서 모의고사를 본다. 같은 날 두 시험을 공부하지 않는다. 하루는 임상, 하루는 청상, 이렇게 뇌의 모드를 분리한다. 이 시기에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주 5일 공부 원칙을 지키고, 하루 2~3시간을 넘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과부하는 장기전에서 독이다.
3회기에서는 8421 반복을 시험별로 나눠서 가져간다. 이미 공통 개념은 머릿속에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반복의 부담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이렇게 준비하면 임상 2회차와 청상 3회차를 같은 해에, 같은 흐름으로 가져갈 수 있다. 동차 합격이라는 말이 더 이상 허황된 목표가 아니다.
결단이 공부를 완성한다
이 모든 계획의 공통점은 하나다. 완벽해진 다음 시험을 치는 게 아니라, 준비된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
3회기 전략은 시간을 쪼개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지키는 구조다. 1회기에서 방향을 잡고, 2회기에서 현실을 점검하고, 3회기에서 확신을 만든다. 임상심리사 2급이든, 청소년상담사 2급이든, 혹은 두 시험을 함께 가든, 이 흐름을 끝까지 가져간 사람은 반드시 결과를 만든다.
이제 남은 건 결단이다.
“이번에는 방식부터 다르게 해보자.”
그 결단 하나면 충분하다. 시험은 그 다음에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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