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11] AI 시대, 미래 설교를 준비하는 교회

2025. 12. 22. 18:54인간이 묻고 인공지능이 답하다

[연재11] AI 시대, 미래 설교를 준비하는 교회

 

 

인공지능은 설교자의 세계뿐 아니라 교회의 행정과 관리시스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설교에 필요한 영상이자 자료를 과거까지만 해도 ppt나 포토샵으로 만들었다면 지금은 인공지능의 힘을 빌려서 쉽고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디어설교나 영상 설교가 특별한 목회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였다.  그런데 설교의 내용과 함께 설교을 돕는 보조도구 역시 인공지능의 힘으로 제작할 수 있지만 기도와 묵상이 부족하지 않나는 생각이 많이든다. 

사람들은 이제 듣는 설교가보는 보는 설교을 원한다. 그렇다보니 듣는 설교에 익숙하지 않는것 같다. 30-40분 정도의 설교을 듣지 못한다. 설교을 듣는 중에 어느 순간 손에는 스마트폰이 놓이고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를 검색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런 모습은 젊은이들만의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점점 듣는 설교보다 보는 설교가 익숙해 지고 긴설교보다 짧은 설교을 지향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뭘까?

다음 세대는 설교를 ‘듣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는 긴 말을 견디지 못해서가 아니라, 깊이 듣는 경험 자체가 부족하다. 설교를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하는 데 익숙해진 환경 속에서, 말씀을 기다리고 묵상하는 훈련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그러나 성경은 믿음이 들음에서 난다고 말한다. 듣는 법을 잃은 세대는 설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를 만날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설교 교육은 기술 훈련이 아니라 영성 훈련이어야 한다. 설교를 가르친다는 것은 말을 잘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다. 말씀 앞에 서는 태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공동체를 향한 책임을 함께 전수하는 일이다. 엘리야가 엘리사를 세울 때, 그는 기술을 전수하지 않았다. 자신의 겉옷을 던져 주며 부르심을 계승했다. 설교는 그렇게 사람을 세우는 사역이다.

교회는 설교를 소비하는 공동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설교가 평가의 대상이 되고, 설교자가 기대를 충족시키는 공급자로 전락할 때, 설교는 가벼워지고 세속화된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고 권면했다. 교회의 역할은 설교자를 평가하는 데 있지 않고, 설교자를 세워 다음 세대로 연결하는 데 있다.

AI 시대에도 설교는 사라지지 않는다. 기술은 말을 대신할 수 있어도, 말씀을 대신할 수는 없다. 하나님은 여전히 사람을 통해 말씀하시며, 그 선택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술이 발전할수록 설교의 본질은 더 분명해진다. 설교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하나님과 공동체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는 설교자를 덜 필요로 하는 시대가 아니다. 참된 설교자를 더 절실히 요구하는 시대다. 말이 많아질수록, 말의 무게는 가벼워진다. 그래서 교회는 더 깊이 기도하는 설교자, 본문 앞에 오래 머무는 설교자, 삶으로 말씀을 증언하는 설교자를 준비해야 한다. 미래 설교를 준비하는 교회는 새로운 기술보다, 변하지 않는 본질을 붙드는 교회다. 그때 설교는 다시 살아 움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