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25. 13:13ㆍ인간이 묻고 인공지능이 답하다
제4장. 성경이 말하는 진정성의 본질
진정성은 언어의 표현을 넘어 삶의 증거로 나타난다. ‘진정성’이라는 말은 단순한 감정의 진실성이나 언어의 솔직함을 뜻하지 않는다. 성경이 말하는 진정성(authenticity)이란,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서 있는 존재로서의 삶의 태도이며 삶의 그 자체이다. 이는 곧 외적 행위와 내적 고백이 일치해야 한다. 하나님의 뜻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그 뜻에 순종하여 살아가는 전인격적 삶의 자세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바라보시는 기준은 언제나 ‘마음의 중심’에 있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시느니라”(삼상 16:7). 진정성은 바로 이 ‘하나님이 보시는 중심’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며 태도이다.
1. 하나님은 진정한 자를 기뻐하신다
구약 성경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언약’(covenant)으로 설명한다. 이 언약은 단순한 계약이 아니라, 전 인격적 관계를 전제로 한다. 하나님은 단지 제의(祭儀)와 형식적 순종에 만족하시는 분이 아니다. 오히려 반복적으로 강조하시는 것은 “마음의 정직함과 삶의 진실함”, 곧 진정성이었다.
(1) 제물보다 마음을 원하신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번제와 제사를 드리면서도 그 마음은 하나님을 떠나 있었을 때, 그 제사를 받지 않으셨다.
“여호와께서 너희 조상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날에 제사나 번제를 그들에게 명령하지 아니하고 오직 내가 이것을 그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내 목소리를 들으라...” (예레미야 7:22–23)
또한 사무엘은 사울 왕에게 이렇게 말한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라”(삼상 15:22)
이 구절들은 하나님이 받으시는 것은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중심의 태도, 즉 진정성임을 분명히 말한다.
(2) 다윗의 회개와 중심의 고백
다윗은 죄를 범한 후 형식적인 의례나 제사로 자신의 죄를 덮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께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주는 제사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시 51:16–17)
이 ‘상한 심령’이야말로 진정성의 가장 성경적인 표현 중 하나다. 회개와 통회, 그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마음을 숨기지 않는 것이다. 다윗의 삶은 진정성이 완전한 자의 표본은 아니었지만, 하나님 앞에서 거짓 없이 서려는 중심의 ‘태도’가 본이 되었다.
2. 예수님은 진정성을 실천하신 분이다.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진정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신 분이다. 예수님께서는 단지 율법을 지키는 것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 곧 마음과 삶의 일치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셨다.
(1) 외식하는 자를 꾸짖으신 예수
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의 겉과 속이 다른 신앙을 가리켜 “외식하는 자”라 부르셨다. 마태복음 23장에서 예수는 일곱 번에 걸쳐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라며, 진정성 없는 신앙 행위를 신랄하게 비판하셨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존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마 15:8, 이사야 29:13 인용)
그리스도께서 문제 삼으신 것은 율법의 철저함이나 제사의 정통성이 아니라, 그들의 신앙이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순종에서 우러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 감추지 않는 고백, 진실된 회개
세리와 죄인들과의 만남에서 예수님은 그들이 율법적으로 완전하지 않아도 하나님 앞에 마음을 여는 자들을 귀히 여기셨다. 눅 18장에 나오는 세리는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입니다”라고 말했고, 그 기도가 바리새인의 기도보다 하나님께 더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
진정성은 완벽함이 아니다. 진정성은 자신이 하나님 앞에 설 때 숨기지 않는 것이다. 예수님은 그런 자를 찾으셨고, 그들을 통해 복음이 확장되었다.
3. 초대교회. 진정성 있는 예배를 드리다.
진정성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공동체적 신앙의 기초이며 이러한 기초위에 진정한 예배가 이루어진다.
(1)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
예수께서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 중 하신 말씀은 예배의 본질을 말하고 있다.
“아버지께 참으로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요 4:23)
‘영과 진리’는 단지 형식적이지 않은 예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은 성령 안에서의 살아 있는 감동,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의 진실함과 올바름이다.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중심을 다해 드리는 예배, 이것이 진정성 있는 예배다.
(2) 서로 거짓 없이 사랑하는 공동체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롬 12:9)고 가르친다. 진정성은 단지 개인의 신앙 태도가 아니라, 공동체 내에서 신자 간의 관계를 지탱하는 윤리적 근거다. 말로만 하는 인사와 표정, 형식적인 섬김과 예배 준비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태도와 희생, 격려, 용서, 인내를 통해 나타난다.
하나님 앞에 진실하게 서는 것이 진정성이다. 진정성은 신앙의 외적 수단이 아니라, 신앙의 실체다. 성경이 일관되게 말하는 진정성은 고백과 관계와 실천이다.
고백: 내 믿음을 하나님 앞에 숨김없이 말할 수 있는가?
관계: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고 있는가?
실천: 나의 삶은 내가 고백하는 복음과 일치하고 있는가?
이 세 가지는 성경이 요구하는 참된 신앙인의 자세이며, 오늘날 디지털 기술과 자동화된 종교 시스템이 등장한 시대일수록 더욱 회복되어야 할 본질이다.
'인간이 묻고 인공지능이 답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재04] 인공지능의 등장이 종교에 미치는 영향 (5) | 2025.06.24 |
---|---|
[연재03] 기술과 신앙의 관계. 도전과 적응의 시대 (3) | 2025.06.23 |
[연재02] 왜 ‘진정성’이 오늘날 종교에 필요한가 (2) | 2025.06.22 |
[연재01] 인공지능 시대, 진정성을 지키는 신앙의 길 (1) | 2025.06.21 |
ChatGPT와 구글스프레드시트 기반의 업무자동화 (0) | 2025.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