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07] 인공지능 시대, 진정성을 지키는 종교의 길

2025. 6. 27. 13:18인간이 묻고 인공지능이 답하다

제6장. 인공지능 시대, 진정성을 지키는 종교의 길


 “인공지능 시대에, 종교는 무엇으로 종교다울 수 있는가?” 그것을  ‘진정성’이었다. AI는 이제 설교도 하고, 기도문도 만들며, 신학적 상담까지 수행할 수 있다. 인간의 언어를 흉내 내는 데 머무르지 않고, 정서적 분석과 맥락 파악 능력까지 탑재된 생성형 언어모델은 ‘목회자와 유사한 역할’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그러나 그 능력은 어디까지나 표현의 유사성이지, 본질의 일치는 아니다.
진정성은 단지 ‘말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존재하는 방식,  그리고 그 존재가 고백과 실천으로 드러나는 삶의 태도다.
 “기계가 인간보다 더 정교하게 종교적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으로 신앙을 증명할 것인가?” 그 답은 진정성에서 시작해야 한다. 



1. 인공지능 시대의 종교,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본질인가

(1) 종교의 ‘형식’은 계속 바뀌어 왔다
기독교 신앙은 항상 기술의 영향을 받아왔다. 도로망은 복음을 확장시켰고, 인쇄술은 말씀을 민중에게 풀어놓았으며, 라디오는 선교를 대중화시켰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모바일 신앙’, ‘디지털 묵상’, ‘온라인 예배’를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제는 AI가 그 흐름을 결정짓는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그 도구가 종교의 형식을 결정하고, 신앙의 습관을 바꾸고, 심지어 하나님과의 관계마저 간접화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

“지금 이 예배는 진짜인가?”  
“이 고백은 하나님을 향하고 있는가?”
“나는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 살아 있는가?”

(2)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기독교는 한 분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근거로 하는 신앙이다.   하나님은 사람과 언약을 맺으셨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언약을 완성하셨으며, 성령을 통해 오늘도 믿는 자 안에 내주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이런 관계는 기계적 형식이 아니라, 영적 실재성을 전제로 한다.
성경은 말한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요 4:24)
인공지능은 진리와 유사한 언어를 만들 수 있으나,  ‘영으로 드리는 예배’는 인간의 영혼에서 비롯된 고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것이 진정성이 본질인 이유다.


2. 진정성은 고백하는 존재만이 가질 수 있다

AI는 인간의 감정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문장을 생성할 수 있다.  그러나 죄를 고백할 수는 없다.  AI는 성경을 요약할 수 있고, 상황에 맞는 기도문을 추천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하거나 경외하지는 않는다.
진정성은 결국 ‘기술의 가능성’보다 ‘존재의 태도’에서 결정된다.  기독교는 자기 고백으로부터 시작되는 신앙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마 16:15)
베드로는 말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마 16:16)
이 고백은 단지 정답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기의 전 존재를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말이었다.

AI는 이 문장을 더 완벽하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AI는 결코 하나님을 믿을 수 없으며 믿지 않는다. 

3. 진정성은 교회의 마지막 생명력이다

진정성을 잃은 교회는 세상에 설득력을 잃는다.  진정성이 없는 목회자는 교인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진정성이 없는 신앙인은 고백은 있으나 능력은 없다.
이제 우리는 다시 믿음의 첫 자리에 서야 한다.  다시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  그리고 다시 진정한 고백으로 돌아가야 한다.

4. 신자는 진정성이 살아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기술은 도구일 뿐, 신앙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기술은 언제나 도와주는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신앙은 관계요, 고백이며, 실천이다.
교회는 진정성을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라 보여주는 공동체여야 한다. 예배당은 진정성의 훈련장이며, 설교는 고백이며, 교제는 실제 돌봄의 자리여야 한다.
신자는 ‘신앙 소비자’가 아니라 고백자, 예배자, 실천자여야 한다. 더 많이 듣고 배우는 것보다, 믿고 살아내는 신앙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

고백 없는 시대, 다시 고백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점점 말을 아끼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짜 뉴스, 알고리즘, 피로한 정보 속에서 사람들은 조용해지고 있다.  그러나 신앙은 침묵 속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신앙은 반드시 고백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고백은 진심에서 나와야 한다.
진정성 없는 신앙은 가짜이며,  진정성이 살아 있는 신앙은 살아 있다.
인공지능은 고백하지 못한다. 
인공지능은 눈물 흘리지 못한다.
인공지능은 십자가를 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정성은 인간만의 특권이며, 그 특권은 하나님 앞에서 사람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의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