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28. 11:14ㆍ사진은 마음을 치료한다
사진을 통해 아이들이나 내담자의 마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포토테라피스트가 되어 있었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듣고 이해한다는 것은 사진치료의 목적이다. 우리가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내담자의 마음을 알아가고 사진을 통해 내담자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사진으로 자기를 소개하기
내담자를 만나서 사진치료를 하는 첫시간. 내담자 자신과 비슷하거나 닮았다고 느껴지는 나무사진을 촬영하여 오도록 했다. 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생명력이 있고 계절마다 다양한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내담자의 마음을 표현하거나 소개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라는 소재를 가지고 사진을 촬영해 오라고 이야기한다.
내담자가 촬영해온 사진속 나무에는 색상과 형태를 볼 수 있는데 그 나무가 직접 촬영한 나무인지 아니면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받아 가져왔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물론 직접 카메라를 들고 나가 촬영하면 최선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어찌 되었던 내담자가 찍은 나무 사진에는 내담자가 담고 싶은 나무, 표현하고자 하는 구도에 따라 나무만 촬영하거나 숲 전체속에서 나무를 촬영하는 경우가 있다. 디테일하게 나무의 일부만 찍거나 나무 전체를 찍은 경우, 나무와 함께 숲을 촬영한 경우등의 사진, 잎이 무성한 사진, 옹이와 같은 특정 부위만 찍은 사진, 나무 전체와 다른 피사체와 함께 찍은 사진등 자신의 마음을 투사한 사진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사진을 통해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이 첫 시간 사진을 통해 내담자를 만나는 시간이다.
사진을 통해 마음을 본다.
사람의 마음을 누군가에 보여준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말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사실이거나 아니면 과장되거나 축소된 마음일 가능성이 높다. 의식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파악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내담자의 마음을 볼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포토테라피를 시작했다.
우리의 마음은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표현하지만 숨기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감춘다. 아니면 왜곡해서 표현한다. 사진은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속 마음, 의식되지 않는 부분이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투사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내담자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프로이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마음이 현재의 삶에서 대부분의 문제를 일어킨다고 이야기 했다.
의식에 의해 통제된 마음이 행동으로 표현되지만 무의식에 의해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듯 내담자가 사진을 촬영하고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내담자의 마음이 투사된다. 앞서 내담자에게 나무사진을 찍어오라고 했을 때 내담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 적이든 나무를 찍고 찍은 사진중에서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과 일치하거나 유사한 사진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내담자가 선택한 사진을 상담자 앞에 내 놓으면 상담자는 왜 그 사진을 찍었으며, 그 사진을 왜 선택했는지, 그 사진속 내담자의 이야기를 듣으면서 내담자가 가지는 내면의 소리를 듣을 수 있게 된다. 내담자에게 자신의 감정이나 무의식속에 있는 것을 사진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사진일지 물어본다. 그런 후 그 사진을 찍거나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찾은 후 그 사진이 왜 그런지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를 통해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이나 무의식이 표현된 나무사진과 함께 추가로 선택한 사진을 통해 사진의 내면을 직면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 된다.
상담자는 첫 회기를 마친 후 내담자가 내놓은 사진과 이야기를 잘 정리한 후 1개월후 다시 이 과정을 통해 내담자가 어떻게 마음이 성장했으며,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수 십년된 나무 사이에 길은 필자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아름답고 안정적이며, 푸른 색상이 성장을 추구하는 내 마음인 것 같다. 목표지향적이며 정확한 방향이 보이는 듯한 내 마음이 투사된 사진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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