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창업하기 09] 아이디어를 넘어 사업이 돌아갈 구조를 찾아라

2026. 10. 24. 00:59ㆍ인공지능과 함께 걸어가다

[AI로 창업하기 09] 회사 이름보다 먼저, 사업이 돌아갈 구조를 그려라

아이디어를 실행 계획으로 바꾸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와 브랜드의 시작

“서비스 이름부터 정하면, 사업이 조금 더 선명해지지 않을까?”

김 부장은 빈 문서에 떠오르는 이름을 몇 개 적었다. 제품의 특징을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일. 작은 업체가 다음 제품에도 사용할 수 있는 자료 형식을 남겨주는 일. 자신이 준비하는 서비스는 어느 정도 정리돼 있었다.

이제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고 소개 페이지를 만들면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름 아래에 서비스 내용을 적다가 다시 멈췄다.

고객은 누구일까. 한 번 맡기면 어디까지 해줄까. 수정은 몇 번까지 받을까. 작업이 끝난 뒤 질문이 계속 오면 어떻게 할까. 무엇을 기준으로 비용을 받을까.

이름은 몇 개나 만들었는데, 정작 고객이 문의했을 때 답할 내용은 충분하지 않았다.

김 부장은 이동현 원장의 사업자료도 다시 펼쳤다. 소규모 조직의 비기술 담당자가 AI를 업무에 적용하도록 돕는 교육이었다. 이 역시 좋은 방향만으로 운영할 수는 없었다. 교육을 듣는 사람과 비용을 승인하는 사람이 다를 수 있었고, 강의 이후 지원을 얼마나 제공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시간과 비용도 달라졌다.

두 사업 모두 다음 단계가 필요했다.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그 일을 어떻게 계속할 것인지 연결하는 계획이었다.

 

아홉 칸을 채우자, 아이디어 뒤에 숨어 있던 일이 보였다

김 부장은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살펴봤다. 처음에는 새로운 경영 용어를 또 배워야 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질문을 읽어보니 낯설지만은 않았다.

누가 고객인가. 무엇을 제공하는가. 어떻게 알리고 전달하는가. 무엇이 필요하고 어디에서 수익이 생기는가.

회사에서는 여러 부서가 나누어 답하던 질문이었다. 창업을 준비하는 지금은 그 연결을 자신이 살펴야 했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사업이 가치를 만들고 전달하며 수익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아홉 요소로 정리하는 도구다. 완성된 정답이라기보다, 서로 맞지 않는 부분과 검증할 가정을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김 부장은 자신과 이동현 원장의 사업을 나란히 적어봤다. 아래 내용은 이미 운영 성과가 확인된 모델이 아니라, 두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초기 설계안이다.

구성 요소 / 김 부장의 상품 설명 지원 사업 / 이동현 원장의 AI 현장 교육 사업
고객 세그먼트
누구를 돕는가
제품은 있지만 소개자료를 만들 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생활용품 업체·공방 반복 문서 업무는 많지만 AI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교회·비영리 조직
가치제안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제품의 특징을 고객 질문에 맞춰 정리하고, 다시 쓸 수 있는 설명 형식을 제공 담당자가 자기 업무의 초안을 만들고 검토하며, 다음 업무에도 적용하도록 지원
채널
어떻게 만나고 전달하는가
작업 사례를 담은 블로그·포트폴리오, 관련 업체와의 상담, 온라인 자료 전달 연구원 활동과 관련 기관 네트워크, 소개 콘텐츠, 기관 제안과 대면·온라인 교육
고객관계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가
작업 전 인터뷰, 합의한 범위의 수정, 종료 후 활용 안내 사전 과제 확인, 실습, 기간과 횟수가 정해진 후속 점검
수익원
무엇에 비용을 받는가
제품별 설명자료 제작비, 추가 작업비, 필요가 확인된 경우 정기 지원비 기관별 교육비, 후속 적용 지원비, 별도로 합의한 맞춤 자료 제작비
핵심자원
무엇이 있어야 하는가
유통 경험, 제품 인터뷰 능력, 설명자료 샘플, 작업 기준서 ICT·교육·목회·상담 관련 경험, 교육자료, 업무별 실습과 검토 기준
핵심활동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제품 정보 확인, 고객 질문 정리, 초안 작성, 검토·수정 업무 진단, 교육 설계, 실습 진행, 결과물 검토, 적용 점검
핵심 파트너
누구와 협력하는가
필요한 경우 촬영자·디자이너·웹 제작자 교육을 연결할 기관, 장소 제공자, 기술·분야별 협력 전문가
비용구조
어디에 비용이 드는가
상담·제작·수정 시간, 도구 사용료, 외주비, 고객 확보 비용 준비·강의·지원 시간, 이동·장소 비용, 도구 사용료, 협력비

표를 채우고 나니 김 부장은 자신이 결과물을 만드는 일만 생각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고객을 만나고, 자료를 받고, 범위를 합의하고, 수정하고, 비용을 받는 과정도 사업의 일부였다.

“아홉 칸을 모두 채우면 사업계획이 완성되는 걸까?”

아직 아니었다. 예를 들어 정기 지원비를 수익원에 적었다고 정기 고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매달 맡길 일이 있는지, 그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김 부장은 각 칸에 ‘확인된 내용’과 ‘시험할 가정’을 구분해 표시했다. 자신의 유통 경험과 보유한 샘플은 확인할 수 있었다. 고객의 지불 의사와 반복 주문 가능성은 아직 가정이었다.

캔버스는 사업을 멋지게 보이게 하는 문서보다, 다음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드러내는 작업판에 가까웠다.

 

가장 먼저 좁혀야 할 것은 고객과 제공할 가치였다

김 부장은 고객 세그먼트 칸을 보며 고민했다. 공방, 생활용품 업체, 온라인 판매자까지 모두 돕고 싶었다. 그러나 고객이 달라지면 필요한 설명과 작업 방식도 달라질 수 있었다.

처음 판매를 시작하는 공방은 제품 정보 자체를 정리하는 도움이 필요할 수 있었다. 이미 여러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는 새로운 소개문보다 반복 문의를 줄이는 안내자료가 급할 수도 있었다.

그는 첫 고객을 조금 더 좁혀보기로 했다.

‘판매할 제품은 준비돼 있지만, 제품의 특징을 온라인 소개자료로 정리하는 데 막힌 소규모 생활용품 업체.’

이제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볼지 분명해졌다. 최근 자료를 만들다가 어디에서 멈췄는지, 지금은 누가 그 일을 하는지, 언제까지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동현 원장의 사업에서는 다른 구분이 필요했다. 교육을 실제로 듣는 담당자와 교육비를 승인하는 기관 책임자의 관심이 같지 않을 수 있었다.

담당자는 “내가 이 일을 혼자 할 수 있을까?”가 궁금할 수 있다. 책임자는 “업무에 실제로 쓰이는가, 검토 책임은 분명한가, 지원이 끝난 뒤에도 활용되는가?”를 확인하고 싶을 수 있다.

따라서 ‘AI를 배우고 싶은 모든 사람’보다, 처음에는 특정 조직의 특정 담당자가 반복하는 업무 하나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설계를 구체화하기 쉬웠다.

“가치제안은 서비스 내용을 설명하는 말과 어떻게 다를까?”

김 부장은 자신의 소개문으로 비교해 봤다.

‘상품 소개문을 작성해 드립니다’는 제공하는 작업이었다.

‘제품의 특징을 고객이 이해할 순서로 정리해, 실제로 게시할 소개자료를 완성하도록 돕습니다’는 고객이 얻을 변화를 설명했다.

이동현 원장의 사업에서도 ‘챗GPT 사용법 교육’과 ‘담당자가 반복 업무의 초안을 만들고 검토하는 절차를 익히도록 돕는 교육’은 강조점이 달랐다.

다만 고객이 원하는 변화를 적었다고 그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었다. 가치제안 역시 고객의 문제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Strategyzer의 가치제안 캔버스도 고객이 하려는 일, 겪는 어려움, 원하는 결과를 살피고 제안과의 적합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둔다.

김 부장은 AI에 캔버스를 대신 완성해 달라고만 하지 않았다. 자신이 작성한 내용을 주고 빈틈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아래 사업모델을 검토해 줘.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불분명한 부분, 제공 범위와 비용이 맞지 않는 부분, 내가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을 찾아줘.


확인된 사실과 가정을 구분하고, 먼저 검증할 질문 세 개를 제안해 줘. 시장 수요나 예상 매출을 임의로 만들어내지 마.

AI는 질문을 정리하고 대안을 비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실제 고객의 선택이나 자신의 수행 능력까지 대신 확인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좋은 서비스라도, 제공할수록 지치면 다시 설계해야 했다

김 부장은 고객관계와 비용구조를 함께 보다가 중요한 문제를 발견했다. ‘만족할 때까지 수정’이라고 약속하면 친절하게 보일 것 같았다. 그러나 작업이 끝나지 않으면 다음 고객을 맡기 어려웠다.

수정의 범위와 횟수, 고객이 제공해야 할 자료, 작업 종료 시점이 필요했다. 추가 제품이나 새로운 방향의 요청은 별도 작업으로 합의할 수도 있었다.

이동현 원장의 후속 지원도 마찬가지였다. 교육 후 질문을 받아준다는 말만으로는 운영 계획이 되지 않았다. 지원 기간과 방법, 점검할 과제, 추가 요청의 범위를 정해야 했다.

“고객에게 더 많이 해주면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을까?”

도움이 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여야 약속을 계속 지킬 수 있었다. 준비와 지원에 드는 시간을 빼고 강의 시간이나 제작 시간만 계산하면 실제 비용을 놓치기 쉬웠다.

김 부장은 작업 한 건을 시험할 때 상담부터 마무리까지 걸린 시간을 기록하기로 했다. 이동현 원장의 교육 설계에서도 강의 준비와 이동, 자료 수정, 후속 점검에 드는 시간을 함께 계산해 볼 필요가 있었다.

수익원을 정할 때도 같은 원칙을 적용했다. 매번 제작을 맡기는 고객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배우려는 고객에게 같은 방식의 서비스를 제안할 필요는 없었다. 두 요구가 섞여 있다면 제공 범위와 비용을 나누어 설명해야 했다.

사업전략·브랜딩 전문가의 도움은 복잡한 선택을 검토하는 데 유익할 수 있다. 다만 처음부터 모든 전문가를 갖춰야 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가설을 정리하고 작은 시험을 해본 뒤, 부족한 전문성이 분명한 부분에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었다.

김 부장은 첫 제안을 제품 하나의 설명자료 제작으로 좁혔다. 작업 기준서와 합의한 수정 범위를 포함하고, 재사용할 질문지를 남기기로 했다. 이 과정을 통해 고객의 반응뿐 아니라 자신이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는지도 확인할 생각이었다.

 

브랜드 이름은, 고객에게 지킬 약속을 정한 뒤에 붙였다

다시 이름을 정할 차례가 됐다. 처음과 달리 김 부장에게는 기준이 있었다. 제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회사도, 광고 성과 전체를 책임지는 회사도 아니었다. 제품의 가치를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다음에도 활용할 자료를 남기는 서비스였다.

AI에는 이름만 많이 추천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고객과 제공 범위, 피하고 싶은 인상을 함께 설명했다. 지나치게 기술적인 이름이나 모든 마케팅을 맡기는 것으로 오해할 이름은 제외했다.

그 결과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 초안은 다음과 같았다. 확정 명칭이나 사용 가능성이 확인된 이름은 아니다.

구분김 부장의 사업 초안이동현 원장의 사업 초안
브랜드명 후보 제품의 말 내 일에 AI
슬로건 후보 좋은 제품을, 이해되는 설명으로 내 업무에 적용하고, 내 판단으로 완성하다
핵심가치 정확성·고객 이해·재사용 현장 적용·책임 있는 검토·자립

김 부장은 핵심가치가 소개 페이지에 적는 단어로 끝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정확성’을 내세운다면 확인되지 않은 제품 성능을 쓰지 않아야 했다. ‘고객 이해’를 말한다면 제작 전에 실제 질문을 들어야 했다. ‘재사용’을 약속한다면 다음 제품에도 활용할 수 있는 형식을 제공해야 했다.

이동현 원장의 사업에서도 ‘책임 있는 검토’는 교육 내용과 결과물에 드러나야 했다. ‘자립’을 말한다면 강사의 설명을 듣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담당자가 비슷한 업무를 다시 수행하는 과정까지 살펴야 했다.

이름은 기억하는 표지였고, 슬로건은 짧은 약속이었다. 핵심가치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업무 기준이었다. 최종 명칭을 선택하기 전에는 유사한 브랜드와 혼동될 여지, 이름·도메인 등의 사용 가능성도 별도로 확인해야 했다.

김 부장은 처음 적었던 이름 목록 옆에 캔버스를 놓았다. 이제 이름이 먼저 사업을 끌고 가지 않았다. 고객과 가치, 제공 방식이 이름을 고르는 기준이 됐다.

그는 첫 제안을 위해 세 가지를 준비하기로 했다. 한 장의 사업모델, 범위가 분명한 시험 서비스, 고객에게 보여줄 소개문이었다.

아직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무엇을 제공하고 무엇을 확인할지 설명할 수 있었다. 고객의 반응에 따라 어느 칸을 고쳐야 할지도 보였다.

김 부장은 캔버스 상단에 날짜와 함께 ‘첫 번째 가설’이라고 적었다. 사업의 청사진은 한 번 그리고 보관할 문서가 아니었다. 실제로 해보고, 비용을 계산하고, 고객의 선택을 확인하며 수정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