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1. 20:52ㆍ생각을 말하다
중독치료에는 부작용이 따라온다. 미디어중독이든 약물중독이든 중독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작용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중독 치료를 위해 심리치료를 하거나 항정신성 의약품을 사용하여 치료를 하게 되는데 그렇다보니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오만에 가깝다. 특히 중독물질에서 그 해당 물질을 끊어버릴려고 하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 그것은 금단현상이다. 예를들면 게임중독에 빠진 내담자에게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쉽다. 수년 간 게임속 아바타와 함께 온 내담자가 입장에서 동일시된 아바타를 삭제하거나 게임속 세상에서 바로 탈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해당 계정을 삭제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역지사지라는 관점에서 성인인 부모가 수년동안 시간과 물질을 투자한 것을 하루아침에 누군가가 폐기하거나 파손했다면 어떨까? 당연히 분노하고 그 책임을 물어서 손해배상을 요청하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자신이 수년간 만들어온 가상세상속 아바타나 게임속 세상을 한 순간에 파괴된다면 어떨까? 그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대학원을 다니면서 힘들게 모운 책을 지금은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버려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듣게 되었을 때 화가 난 적이 있었다. "내가 어떻게 모운 책들인데, 언제가는 볼 책인데"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면서 책을 버리라고 하는 상대방의 말에 대해 적대적인 반감이 생긴적이 있었다.
마찬가지다. 우리 자녀들이 몇년간 특정 게임을 하면서 좋든 싫든 간에 게임속 캐릭터를 성장시켜왔다면 이것 역시 아바타로서의 자녀이다. 만약 부모님들이 그런 자녀들의 마음이나 생각을 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부해야 하니까? 게임을 그만하라고 한다고 쉽게 변화가 오지 않는 이유이다.
간혹 부모님들이 자녀들이 지나치게 게임을 한다고 이유로 컴퓨터의 전원을 뽑거나 계정을 삭제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부모나 자녀 모두에게 극단적인 상황이 일어난다. 게임속 캐릭터(아바타)나 계정을 일방적으로 삭제하면 앞서 이야기한 필자의 감정이상으로 자녀들은 반응을 하게 될 것이다. 자녀들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은 자신을 죽이는 느낌과 기분이 든다는 점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자녀들의 게임계정을 일방적으로 삭제하는 경우. 아이들은 디지털 타살(부모님들이 자녀들 몰래 게임계정을 삭제하는 경우)로 부모님들이 자신을 죽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들면 가상공간속 게임속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죽어버리는 상대방에 대해 분노하여 오프라인에서 폭력과 살인을 버린 일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조선일보 2022년 2월 1일자 신문에 의하면 파키스탄에서 슈팅게임을 하다 꾸중을 들은 10대가 홧김에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 4명에게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인칭 슈팅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에 중독됐던 알리는 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했고, 이로인해 어머니로부터 종종 혼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게임처럼 가족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만약 그런 극단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의 단절로 인해 대화가 없거나 삐뚤어진 행동을 통해 부모님들의 신경을 거스리는 행동을 찾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담자인 자녀들이 게임을 끊어버리기 까지는 준비의 과정이 필요하다. 아무 준비 없이 중독 매체를 중단하거나 소비를 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완전히 중단하는 것을 콜드 터키라고 하는데 심리치료나 전문상담없이 곧바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극단적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콜드 터키로 인해 우울증과 공격성이 심해져 자살하거나 살인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과 함께 자녀를 믿고 기다려주는 인내심, 대안프로그램등을 통해 게임세상에서 현실세상로 돌아 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부모님들은 기억해야 한다. 중독은 하루아침에 치료받을 수 없으며, 시간이 걸리기에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도 게임세상에서 빠져 나오려면 금단현상을 겪고 이겨내어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중독치료을 하더라도 재발이 일어날 수 있다.
내담자들이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다시 중독물질이나 중독행위에 빠져 더 힘들어지곤 한다.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거나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이다. 재발이 일어난 경우 내담자들은 수치심과 무능감에 의한 체념이 일어날 수 있다. 난 할 수 없어, 난 못해라는 체념으로 인해 더 이상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상실 될 수 있다. 자포자기를 할 경우 내담자들은 자신의 결핍된 감정이나 마음을 채우기 위해 다른 중독 물질이나 중독행위을 찾게 된다. 즉 다른 분야로 전이될 위험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를들면 스트레스로 인해 담배을 피우다가 금연에 실패하면서 술을 마시고 그러다가 흡연중독과 알콜중독을 하게 되고 그러다가 회사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해 인터넷 도박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자녀들이 중독에 빠졌다면 공부보다는 중독치료가 먼저이다. 그렇지 않고 학습을 하면서 중독을 치료하겠다고 욕심을 부린다면 재발의 문제는 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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