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14]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나요

2023. 2. 1. 11:28사진은 마음을 치료한다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나요? 라고 내담자에게 물으면 어렵지 않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떠올린 후 대답을 한다. 물론 아무말도 하지 않는 내담자도 있다. 너무 좋아하는 것이 많아서 무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담자, 난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내담자도 있다. 또 어떤 내담자는 너무 익숙하고 편안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예요라고 말하곤 한다. 

내담자들은 자신이 원하고 즐겨하는 특정한 대상이나 행동에서 좋아하는 대상과 기호를 찾아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어찌되었던 내담자가 익숙하든 익숙하지 않든 간에 자기 나름대로의 좋아하는 기준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카메라 프레임에 담아보라고 하면 처음 사진치료에 임하는 사람에게 큰 거부감 없이 담아낼 수 있다.  내담자가 카메라를 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담기위해 나가서 그 대상을 가까이 가면 어떻게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잘 담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관찰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피사체와의 교감이 일어난다. 

내담자가 촬영해 온 자신이 좋아하는 피사체에는 긍정적인 자원이 포함되어 있다.  촬영해온 사진을 관찰하고 질문을 주고 받는 과정을 통해 촬영하는 도중에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알아차림이 일어난다. 찍을 때는 몰라지만 피사체를 보는 동안 그 동안 디테일하게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한다. 예를들면 나이드신 엄마를 카메라로 담았는데 찍을 때는 잘 몰랐는데 촬영된 사진을 보면서 나이든 엄마의 얼굴에서 지난날 자녀를 키워오면서 남겨진 세월을 보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고 그것을 카메라 프레임에 담은 후 주어진 사진들중에  마음을 끄는 사진을 선택하면서 특정한 패턴이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사진의 다양한 정보를 일고 바라봄으로서 치유의 과정이 시작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카메라에 담고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 내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알 수 있다. 

내담자가 좋아하는사진을 찍고 고른다는 것은 좋았던 기억을 고르는 것과 유사하다. 어떤 장면을 사진을 기록하고 찍었다고 해서 모두 보관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진중에 정말 기억에 남기고 싶은 사진만 남기고 나머지는 삭제하기 때문에 남겨진 사진과 선택된 사진에는 내담자가 기억하고 픈 내용의 사진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힘들었던 사진은 앨범에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이나 아름답고 인상적이며 사랑스러운 순간들의 사진만 거의 남아 있게 된다.  

내담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그 순간, 내담자가 진정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가 결정된다. 이 결정은 내담자의 나이나 경험과 연관되지만 어른 아이들만의 경험과 감정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당 활동에 문제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 

필자가 내담자에게 자신이좋아하는 사진을 가지고 오라고 지시를 하였을 때 어떤 내담자는 수십장의 사진을 들고 오고 또 어떤 내담자는 1-2장의 사진만 가지고 온다. 물론 사진을 가지고 오지 않고 스마트폰만 내미는 내담자도 있다. 

내담자가 가지고 온 좋아하는 사진의 양을 보면 내담자의 현재 에너지 상태를 나름 짐작할 수 있다.  수십장의 사진을 골라서 가져온 사람과 1-2장만 가고온 사람, 아니면 스마트폰에 있기에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사람에 따라 내담자 자신의 현재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인식하고 선택하는 것은 내담자 자신의 욕구를 외부로 표현하는 것이다.  자존감이 낮거나 우울감이 있는 내담자의 경우라면 자신의 욕구를 탐색하거나 선택하여 표현하기가 힘들 수 있다. 그렇다보니 사진 선택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반대로 사진을 과다하게 많이 가지고 오는 내담자들도 있다.  이는 결핍이나 욕구불만이 누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내담자가 위와 같은 사진을 가지고 왔다면 내담자는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고싶어하는 것일까? 아니면 당신이 이 사진에 끌림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